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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였다. 성남의 특급 용병 사샤(32)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K-리그 최초의 외국인 주장이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지난해 사샤를 주장으로 임명할 때까지만 해도 젊은 선수들이 그저 사샤의 프로정신을 배웠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샤의 리더십에 만족하고 있다. 신 감독은 "언어적인 부분이 걸리지만, 그라운드에선 문제가 없다. 사샤는 언제나 가장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선수들을 독려하려 애쓴다"고 말했다.
사샤의 주장 역할은 경기장 안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 문화에 적응했다. 가급적 선수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특히 선수들의 경조사에 빠지지 않고 다닌다. 성남 관계자는 "사샤가 부조금을 내는지는 모르지만 빠지지 않고 경조사에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도 그 모습에 감동받는다"고 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주장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 감독은 "이만하면 훌륭한 주장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된다"며 사샤에게 주장을 계속 맡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윤성효 수원 감독도 외국인 주장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수원 주장은 최성국(28)이지만 부재 시 마토(32)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윤 감독은 마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꽤 똑똑한 선수다. 한국말도 제법 하고 내 (경상도) 사투리도 곧잘 알아 듣는다. 선수들과도 한국어로 소통을 잘 한다. 머리가 되니까 주장을 시키는 것이다"고 했다.
점점 국제화되고 있는 K-리그. 사샤와 마토의 성공적인 리더십으로 실력과 인성을 갖춘 외국인 주장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